[남과 여] 전도연과 공유가 서로의 틈새로 본 사랑

 

남과 여 포스터

 

 

 

[남과 여]는 나신의 사랑을 보여준다.

일상에 지친 나 자신을 원망하게 될 때,

 

 

 

적막에 묻혀 사라져가는 나를

누군가가 세상 위로 끌어올려 주기를 기다릴 때

이 영화를 보기를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미친 척 사랑하고 싶다면 결제하시라.

전도연이, 공유가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되고

그들의 시선이 내 세상인 듯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눈 덮인 차가운 핀란드를 거닐던

남과 여 사이의 벽은

우연히 들어선 오두막의 온기에 녹게 된다.

이름도 모른 채로 서로를 안는 둘은

본능에 따랐겠지만

 

 

 

 

단순한 욕정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늘에

눌려 죽을 것 같아서가 아니었을까.

 

 

 

공유가 분한 '기홍'과 전도연이 분한 '상민'이 가진

내면의 두려움을 도마로 삼아

불안한 사랑을 올려놓은 이 영화는

삶이 가진 결핍을 이야기한다. 

 

 

 

 

눈덮인 설원, 온기서린 오두막

 

 

이름도 모르는 서로를 뜨겁게 안았던

핀란드에서의 꿈같은 하루를 끝으로

둘은 각자가 잠겨 죽을 일상의 그늘로 돌아간다.

 

 

 

 

그리고 여덟 달 뒤,

상민(전도연)의 샵으로 찾아온 기홍(공유)으로 인해

두 사람은 우연인 듯 운명처럼 재회하게 되지만

그를 밀어내는 상민으로 인해 또 다시 멀어진다.

 

 

그 사이에는 지적 장애를 가진 상민의 아들과

그녀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던 남편이 있었고,

 

 

우울증으로 끝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기홍(공유)의 아내와

그들을 지켜보며 불안에 떠는

자그마한 그의 딸아이가 있었다.

 

 

자신에게는 오지 않을 것이라 믿는 [타인의 불행]은

이들의 삶에 도사리고 있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를 궁지로 몰다가

끝내는 비슷한 서로를 만나게 하면서.

 

 

 

 

 

누군가의 아내와 누군가의 남편이 만나

서로를 원하고 사랑에 빠지는

'괜찮은' 감성 영화는 [남과 여]가 처음이다.

 

 

 

연인과 함께 보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고자 하는 마음이 들 것이고,

 

 

 

혼자 본다면

우리가 가진 감정의 끝자락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를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겠지.

 

 

추천한다. 필자는 결제한 후 두고두고 보고 있다.

외설스러운 영화가 아니라

인간이 가진 욕망과 외로움, 정과 의리,

사랑과 호기심, 두려움과 무모함을

섬세한 결로 표현한 아름다운 영화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두세번 반복해서 보다보면

인간이란 생명이 가진 감정에 주목하게 된다.

끝없는 사랑에 대한 의미를

새로이 재정립 할 수 있는 값진 영화라는 게 정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