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체국 퇴사자 현실 후기 2탄 (실적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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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퇴사자 현실 후기 2탄 (실적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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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체국은 어떤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나요?

 

- 우체국이라는 조직 자체는 크게 행정/계리/집배/시설관리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제가 속했던 행정은 말 그대로 행정적인 업무와 지원업무를 담당하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 잘 파악하려면 일선 창구에서 근무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하여 9급 8급 때는 우편이나 금융 쪽 일선에서 고객들과 직접적인 대면 근무를 거의 필수적으로 합니다. 그 이후에 인사발령에 따라 물류과 세출로 가서 행정업무를 중점적으로 배우게 되며 시간이 흘러 7급이 되면 팀장으로 승진하여 2선으로 넘어가게 되고 6급에는 과장이나 실장이 되어 책임자가 됩니다. 5급이 되면 총괄국의 국장 자리에 앉게 됩니다.

 

-보통 시골이나 섬 등의 우체국은 6급이나 7급 국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국장 자리에 6급이나 7급이 앉게 되고 국 크기가 그보다 조금 더 큰 5급 국에는 5급이 국장에, 광역시처럼 큰 지역을 담당하는 더 큰 4국에는 4급이 국장 자리에 앉게 됩니다

 

- 계리는 우편 및 금융 업무의 일선 자리를 담당하는 직을 말하는데 이분도 행정직과 같이 똑같이 승진을 하지만 팀장이나 과장처럼 이선으로 빠지지 않고 계속 창구 업무를 하십니다. 행정직은 3년 정도 차면 지역을 크게 옮겨 다니며 순환보직을 해야 하지만 계리직은 그 지역 내에 관내 우체국을 돌며 근무한다는 점에서 거주지를 크게 옮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에 따라 계리직의 텃세가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 집배는 말 그대로 집배업무 해주시는 주사님들로 대부분 야외 업무를 하십니다. 유튜브 [창훈이는 창훈 해]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시설관리단은 크게 창구를 지켜주시는 청원경찰님과 기술지원 주사님을 말합니다. 국 안에서는 청원경찰님을 매니저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지원 주사님은 기계 및 장비가 고장 났을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 그 자리에서 즉각 고쳐주시어 우편 및 금융 시설을 이용하시는 고객님께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해주시는 일을 해주십니다. 기술지원 주사님께서는 저희국에만 해당되는 사항일지 몰라도, 일주일에 이틀은 A국, 사흘은 B국에 출근하셔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 예전에는 우편만 담당하는 우편원도 뽑았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5. 우체국 쇼핑이나 예금 압박이 있나요?

 

- 구꿈사 같은 곳에서나, 우체국 현직 후기를 구글링 하면 몇 가지 글과 찌라시 등을 볼 수 있는데 가장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체국은 전국 어디나, 심지어 섬에도 있는 곳이기 때문에 지역 편차가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르다는 말씀입니다'라는 겁니다. 

 

- 지금부터 제가 속했던 곳의 국 분위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체국 쇼핑에 관련한 압박은 없었습니다. 김팔이라고 부르는 글을 봤었는데 이는 더 이상 해당되지 않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저 창구에서 직접 쇼핑 책자 보고 주문하시는 분들 것만 주문할 뿐 따로 개인 실적을 채우는 일은 없습니다. 필자는 자발적으로 우체국 상품 가운데 품평이 좋은 한라봉을 추석 때 구매해 가족들한테 보낸 적은 있습니다.

 

- 예금 압박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체국 개개인에게 큰 금액으로 떨어지는 실적 할당은 없지만 그래도 연차 및 승진 등의 이유로 체면을 살리기 위해 하는 기본으로 하는 편입니다. 창구에서 직접 예금한 큰 액수의 거래는 직원의 이름과 금액을 장부에 적어서 기록했습니다.

 

 

6. 보험 실적 압박이 있나요?

- 하이라이트인 보험 압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필자는 한이 맺혔습니다. 이 문제가 가장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일단 맨 처음 입사한 날 환영회에서 계리직 언니께서 보험은 한 사람당 매일매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부터가 충격이었습니다. 보험 신상품은 계속 출시되고 출시될 때마다 직원들에게 이런이런 상품이 있다고 공지하며 널리 알리고 '가입시키면 좋겠다'며 부서 회의 및 집배 주사님을 포함한 50~100여 명 전체 회의 때 독려하시는 것이 보통입니다. 

 

더하여 보통 연초에 첫 삽 뜨는 행사로 단합이라는 명목 아래 직원들끼리 기본적으로 하나씩 가입합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자뻑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게 심해지는 게 금융창구 담당을 맡은 이후부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체국 보험설계사 분들이 계시기는하지만 실적을 정말 잘 채워주지 않는 이상은 창구에 기본적으로 압박이 옵니다. [FC 실적이 조금 부족하다-창구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니?] 루트입니다. 아, FC분들이 잘한다고 해서 보험 담당자가 보험을 안 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요즘 보험 압박 때문에 신규 퇴직자가 급증한다는 이유로 인해 신규자에게는 보험 모집에 관해 많이 권유하지는 않습니다. 모집자 코드라고 해서 보험에 관한 자기만의 코드가 나오는데 그걸 보험 청약 시에 입력하면 모집자에게 수당이 떨어집니다. 보통 자기 건에 관한 것은 자신의 모집자 코드 넣어서 가입하는데 신규는 3년 정도 이 모집자 코드 발급이 불가하게 되어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집자 코드가 나오지 않아야만 보험 모집 강요를 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야 신규 퇴직이 감소할 테니까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크게 쓸모가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그러했습니다. 금융 및 보험 팀장님께서 신규인 '모집자 코드를 일부러! 따기 위해 시험을 보며 발버둥 치는' 저를 보시면서도 말씀을 해주지 않으신 탓에 합격할 때까지 모르고 있다가 만점으로 합격을 거머쥐고 당당히 금융 자리에 앉게 되자 그 사실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배신감이....

 

 금융 3급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예금 및 보험에 관해 공부한 후 합격해야 하는 시험이 있습니다. 이 시험에 합격해야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살해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만 15세 미만의 자녀의 사망보험은 가입이 불가하다' 등의 내용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실생활에 바로 쓰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3급은 20문제 가량이 100% 문제은행에서 나오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1000개 정도의 문제를 10 회독 이상 하면 무조건 만점이 나오니 시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7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실적 많이 신경 쓰는 분을 상사로 모시면 거의 매일같이 보험 압박당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보험 갈굼 당한다고 합니다. 저희 팀도 신규가 왔었는데 우편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부터 금융 부서 아니라고 실적에서 피해 갈 생각하지 말고 자기 할 몫은 다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으셨습니다. 보통 연도 목표라고 해서 예금과 보험 실적 목표가 떨어지는데 거기서 개인별로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개인당 실적 목표가 떨어집니다. 창구에서 손님이 와서 가입한다고 하면 그것으로 채우면 되는데 그럴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직접 자신의 보험을 넣는 수밖에 없습니다. 5개월밖에 안 된 금융 새내기가 뭘 알겠습니까. 저도 제 것 넣고, 친구 부모님이 제 얼굴 봐서 넣어주시고 그랬습니다. 지역에 따라 압박의 편차가 심한 편입니다. 압박이 없는 곳은 정말 자유롭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국은 압박이 심한 편이었기에 퇴근 무렵 되면 저와 신규 한 분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시면서 "보험 좋으니까 넣어라, 다 너 위해서 하는 말이다. 연금도 넣고. 이것도 넣고. 그럼 얼마나 좋니. 그렇지 않아?" 하시며 보험을 강요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우체국은 사업부서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시는 말씀에 이를 갈았지만 맞는 말씀이니 이를 갈고 참았습니다. 결국 이에 못 이겨 저도, 그 신규 직원분도 보험에 가입하였고 둘 모두 매일같이, 그것도 끝없이 이어지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기지 못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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